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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주식 스타일로 싸운 이유 (장기, 단기, 심리)

by jrecord1 2025. 5. 20.

친구와 주식 스타일로 싸운 이유 (장기, 단기, 심리)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투자 일반 콘텐츠이며, 특정 종목이나 자산에 대한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2025년 겨울,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모임 자리였습니다. 삼겹살이 익어가고 맥주가 한 잔 두 잔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무르익었죠. 그렇게 소소한 근황 토크가 이어지던 중, 누군가가 꺼낸 한 마디가 그날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요즘 주식 뭐 사냐?”

처음에는 가볍게 웃고 넘길 수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질문을 계기로, 고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했던 친구 ‘진수’와 생각보다 심각한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그 싸움의 핵심은 다름 아닌 ‘투자 스타일’이었습니다.

나는 가치투자파, 그는 초단타 매매파

저는 워런 버핏의 철학을 좋아합니다. ‘좋은 회사를 적정 가격에 사서 오래 보유하라’는 가치투자의 원칙은 단순하지만, 투자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는 확고한 기준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저의 투자 방식은 단순합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꼼꼼히 분석하고, 해당 산업의 성장성, 경쟁사와의 비교, 경영진의 철학까지 살펴본 뒤, 나만의 기준에 맞는 종목을 매수합니다. 한 번 사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5년 이상 보유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반면, 친구 진수는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주식을 사고팔며 짧은 기간 내 수익을 챙기는 ‘초단타 매매’ 스타일이었습니다. HTS와 MTS를 동시에 띄워 놓고, 뉴스 속보 알람과 실시간 테마 흐름을 분석하며 빠르게 대응하는 그의 모습은 마치 데이 트레이더를 연상케 했습니다.

진수는 말했습니다. “지금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는 느긋하게 기다리는 건 손해야. 올라갈 때 타고, 빠지기 전에 나와야지.”

그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2차 전지, AI 반도체 관련 테마주는 단타로 큰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진수도 그런 종목 몇 개를 적절히 갈아타며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렸고, 그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문제는, 저희가 서로의 방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빠르게 사고파는 그의 방식이 너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했고, 진수는 제가 한 종목에 묶여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여겼습니다. 저에게는 그의 매매가 마치 ‘도박’처럼 보였고, 그에게는 저의 투자 방식이 ‘느려터진 관망’으로 비쳤던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전략의 차이를 넘어서, 주식에 대한 사고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식을 기업의 일부를 사는 ‘소유’ 개념으로 접근했지만, 진수는 가격의 흐름을 이용해 수익을 얻는 ‘거래’ 개념으로 보고 있었습니다. 이 두 관점이 다르기에 저희는 종종 충돌했고, 그날도 결국 언성을 높이는 말다툼으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잃는다” vs “그렇게 느긋해서 언제 부자 되냐”

진수는 최근 몇 달간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자랑했습니다. 급등했던 2차 전지 테마주, 갑작스러운 이슈가 터진 AI 음성 관련 종목 등. 그때그때 종목을 갈아타며 수익을 쌓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방식이 단기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지속 가능성이 낮고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진수야, 너 수익 많이 본 건 좋지만, 그건 일종의 ‘운빨’이라는 생각은 안 드니?”
“운빨? 그건 네가 못해서 그래. 흐름 보면 다 보여.”

이쯤 되니 분위기가 험악해졌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조용해졌고, 저는 기분이 상했습니다. 진수는 제게 ‘답답하다’라고 했고, 저는 진수에게 ‘위험하게 투자한다’고 말했습니다.

서로의 방식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이 문제였습니다.

투자 성향은 성격에서 온다

술자리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는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습니다. 왜 우리는 그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변했을까요? 결국 투자 스타일은 개인의 성격과 삶의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신중한 성격입니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움직입니다. 반면 진수는 즉각적인 반응과 실행을 중시하는 성격입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지 않으면 후회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가치투자와 단타 매매의 차이는 단순한 전략이 아니라 사고방식의 차이였던 것입니다. 결국 각자의 방식에 맞는 투자법이 있을 뿐, 누가 옳고 그르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감정이 개입되면 투자는 망가진다

주식 투자는 이성적인 숫자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이 끼어들기 쉬운 영역입니다. 수익을 내고 싶은 욕심, 손실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은 비교 심리, 이미 손해 본 것을 되찾고 싶은 복구 본능까지. 투자자는 늘 감정의 파도 속에서 결정을 내립니다.

특히 초보 투자자일수록 감정에 쉽게 흔들립니다. 뉴스에서 “이 종목, 연일 상한가 돌파!” 같은 기사가 뜨면 FOMO(놓칠까 봐 불안한 마음)에 사로잡혀 아무 준비 없이 뛰어들고, 갑자기 주가가 빠지면 공포심에 손절해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감정 반응은 타이밍이 아니라 ‘타인의 속도’에 휘둘리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저 역시 친구들과 투자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으로 흔들린 적이 많습니다. 누군가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자랑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저점 매수, 고점 매도를 해낸 걸 보면 저도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그 순간부터는 분석해 둔 기준, 설정한 목표는 사라지고, ‘나도 뭔가 해야 한다’는 충동만 남게 됩니다.

감정이 개입되면 객관성이 무너지고, 기준이 흔들리며, 결과까지 나빠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많은 투자 실패 사례는 기술 부족보다는 감정 통제 실패에서 비롯됩니다.

투자에서는 손절보다 더 어려운 것이 ‘기다림’이고, 수익보다 더 위험한 것이 ‘욕심’입니다. 결국 살아남는 투자자는 분석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감정 없이 투자하기는 어렵지만, 감정에 끌려 다니지 않는 법은 배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투자 원칙을 명확히 세우고, 모든 결정을 그 기준에 따라 실행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감정 통제는 단순한 멘털이 아니라, 투자 생존 전략 그 자체입니다.

그 후, 친구와는 어떻게 됐을까?

며칠 뒤, 진수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날 감정적으로 말해서 미안하다. 네 방식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니야. 그냥 네가 걱정됐을 뿐이야.”

진수는 금방 답장을 보냈습니다.

“나도 미안. 요즘 수익 좀 났다고 내가 너무 우쭐했나 봐. 너처럼 분석하는 것도 나중에 좀 배워보려고.”

그날 이후, 저희는 예전처럼 주식 이야기를 하되, 서로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묻고 경청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진수는 여전히 단기 트레이딩을 하지만, 중요한 종목은 제게 분석을 부탁하기도 하고, 저 역시 장기 투자이지만 가끔 진수가 알려주는 이슈 종목을 참고하곤 합니다.

결론: 투자 스타일은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건 서로의 존중

주식 투자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기술적 분석으로 단기 트레이딩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펀더멘털 분석을 통해 장기 보유 전략을 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느 쪽이 옳다기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찾고, 타인의 방식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존중’이었습니다. 주식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앞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상대의 방식을 바꾸려 하기보다, 내 의견을 나누고, 그들의 의견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투자는 마라톤입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누군가는 천천히 갑니다. 그 속도 차이 때문에 친구를 잃지 않으려면, 존중이라는 브레이크를 늘 달고 있어야 합니다.

진수와의 갈등은 결국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는 투자 동료로서 더 건강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누구와 투자 이야기를 하든, 제 방식에 대한 자부심은 유지하되, 상대의 시각에도 귀 기울이는 투자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지속 가능한 투자자로 성장하는 길임을 믿습니다.

당신에게도 묻고 싶습니다

혹시 당신도 누군가와 투자 스타일이 달라 갈등을 겪은 적이 있으신가요? 그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이어진 적은 없으셨나요?

투자는 혼자서 하는 일이지만, 의견은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의견이 ‘공격’이 아니라 ‘교류’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날 친구와의 갈등은 잠시 불편했지만, 제게 매우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투자 방식은 달라도, 친구는 잃지 말자.’

FAQ

Q2. 가치투자와 단타 중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요?

A.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하다’는 것보다는, 본인의 성향과 투자 목적에 따라 적합한 스타일이 다릅니다. 장기적인 안정성과 기업 분석을 중시한다면 가치투자가 적합하고, 민첩하게 이슈에 대응하며 짧은 수익을 추구한다면 단기 매매가 맞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방식을 택하든, 원칙을 세우고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입니다.

Q3.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투자 결정을 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감정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만의 투자 원칙과 매수·매도 기준을 미리 정해두는 것입니다. 또한, 투자일지를 작성하여 매매 당시의 판단 근거를 남기면 나중에 감정적 판단인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SNS나 친구의 수익에 과하게 반응하지 않고, 내 기준에 맞는 투자를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5. 투자 스타일이 다른 친구와 함께 공부하거나 종목 토론을 해도 괜찮을까요?

A. 가능합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과의 토론이 더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습니다. 단, 전제는 “상호 존중”입니다. 예를 들어 단기 트레이딩을 하는 친구는 시황과 흐름에 민감하고, 가치투자를 선호하는 사람은 펀더멘털 분석에 강합니다. 이 두 시각이 잘 조화되면, 나만의 투자 전략을 보완하고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의견 충돌 시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정보 교류”라는 원래 목적을 잊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 투자에 대한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콘텐츠는 투자 손실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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